세계각국의 침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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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침뜸 세계로 가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전통의학인 침뜸은 세계 각국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침뜸으로 승부하는 21세기 보건의료를 일본, 중국, 미주와 유럽 각국의 순으로 알아본다.

[일본] 고령사회 침뜸이 지킨다.
□ 대규모 침구사 양성체제 확립
 일본 침구대학의 침구실기 교육. 일본에서는 침구사를 1990년대 연간 2천~2천5백 명 정도 배출하다가 21세기 들어서는 연간 5천 여 명의 침구사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 일본 침구대학의 침구실기 교육.
일본에서는 침구사를 1990년대 연간 2천~2천5백 명 정도 배출하다가 21세기 들어서는 연간 5천 여 명의 침구사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21세기 들어 국민 5명 중 한사람이 노인인 사상초유의 고령자 사회를 맞이하여 옛날부터 국민의 건강유지에 공헌해 온 동양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어깨 결림, 요통 등 각종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침구사 국가시험 주관기관인 동양요법시험연수재단의 설립취지문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동양요법에서 찾고 있다. 일본에서 동양요법이라고 하면 침과 뜸 그리고 안마 마사지 지압을 말한다. 한방은 동양요법 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일본의 침구사법은 2차 대전 후 47년에 아하기법(안마·마사지·지압사·침사·구사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독립적인 법률로 제정됐다. 이 법률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침구사 시험을 실시하여 배출해 왔다. 이 침구사법이 40년 동안 한번도 개정을 하지 않다가 처음 개정이 된 때는 1988년. 고령화 사회 일본에서 침과 뜸이 보건의료에 대단히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질 높은 침구사를 양성해 내기로 한 것이다. 침구사 자격시험을 종래 지방자치단체에서 국가시험으로 끌어올려 후생대신의 면허로 하고, 침구사 양성시설의 입학자격을 대학입학자격자로 끌어올렸으며, 수학연한도 3년 이상으로 고치는 등 침구사 제도를 체계화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21세기를 눈앞에 둔 1999년에 일본에서는 침구사 양성시설에 관한 사항을 개정하면서 침구사를 수적으로 크게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고령화와 질병구조의 변화에 따른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침구사 양성기관의 수와 정원을 대폭 늘리는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정책이 발표된 이후 일본의 침구사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침구사가 될 수 있는 3년 이상 과정의 침뜸전문교육기관이 크게 늘어 2003년 현재 140여 곳이 넘는다. 맹인이 아닌 일반인을 위한 침구전문대학이 2001년에 38개교이던 것이 2003년에는 60개 학교로 매년 10여 곳이 새로 설립된다. 이들 학교에서 매년 약 5천여명의 침구전문인력이 배출된다. 2014년의 결과를 보면 동양요법시험연수재단이 실시한 시험에 침사가 4,976명 응시해 3,808명이 합격했고, 구사는 4,893명 응시해 3,773명 합격했으며, 안마마사지지압사는 1,792명 응시해 1,549auddl 합격했다.

□ 침뜸의학은 의사들의 필수과목
 동양요법 시험연수재단 관계자들은 “의사들이 침구를 공부하고 의사시험에도 침구학이 들어있어 침구학을 배우지 않으면 의사가 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의료인은 환자를 치료하는데 필요하면 어떤 의술이든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문한다. 명치침구대학에서는 침구학을 치료의학, 예방의학, 건강의학, 노년의학 등으로 나누고, 침구의학이 단순한 전통의학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자연치유력으로 병을 치료하는 비약물요법으로 더욱 발전시키려는 수준 높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침구대학 안내자료에는 MRI와 침구, 아토피와 침구, 치과침구, 스포츠침구 등의 제목들이 소개되어 있어, 침뜸의학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비만, 혈압, 당뇨, 스트레스 등 난치병이나 고질병에 대한 침구치료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침구의 활약분야가 21세기에는 한층 넓어진다’는 슬로건 아래 침구진료의 대상영역을 신경운동기계, 내과계통, 치과 산부인과 등 각 과, 통증클리닉, 스포츠의학, 정신보건, 노인보건, 재활, 산업보건, 터미널 케어(말기환자 돕기) 등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침뜸의학을 각 부분별로 전문화된 치료가 가능한 첨단의학으로 발전 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세계를 뚫은 중국 침술
 죽의 장막으로 알려졌던 중국.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침으로 환자를 마취하여 수술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개방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거대한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침시술을 한 것이다. 그 후 전 세계에는 침술 붐이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99년 11월 WTO 가입이 성사된 이후 중국은 다시 침으로 세계시장을 뚫고 있다. WTO 도하개발아젠다 국가간 협상에서 중국은 전통의학과 교육분야를 포함한 보건의료 분야에서 광범위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 ‘중의’와 ‘침구’ 구분으로 전문역량 높여
 중국의 중의사는 한국의 한의사와 약 1/3정도만 같고 2/3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가 중국의 중의사는 전통의학적인 방법뿐 아니라 현대적 의료장비의 사용과 현대의학적인 시술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의사는 교육과정이나 진료현장에서 중의전공과 침구전공으로 전문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의학과에서는 약제처방을 중심으로 한 중의를 위주로 배우고, 침구학과에서는 침구학을 중심으로 배운다.
  실습에서도 차이가 난다. 중의과 학생들도 침구 실습이 있기는 하지만 침구과 학생들에 비해 1/10정도에 불과하다. 중의대 교육과정은 3년제와 5년제 등이 있다. 5년제 침구과를 졸업하고 나면 1년간의 임상실습을 거친 후에 의사면허 시험을 봐야한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직업의사가 된다. 3년제를 졸업하고 직업의사 시험을 보지 않은 경우를 조리의사助理醫師라고 부른다. 조리의사도 직급과 급여에서 차이는 있으나 진료실에서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침구시술을 할 수 있다. 중국 침구 교육제도의 특징은 국가가 명노의名老醫를 지정하여 제자를 둘 수 있게 하고 그 제자는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사승師承제도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간에서 발전해온 전통의술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의료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돋보이는 제도이다. 세계를 제패할 우수한 전통의학을 찾아내는 또 하나의 과정이 학술대회다. 군 단위에서 도 단위로, 도에서 다시 전국 규모로 이어지는데 민간의료인이든 제도권 의료인이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발표하고 뛰어난 의사가 발굴된다. 이러한 침술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중국 의사들은 각종 난치병에도 침술을 사용한다. 또한 전통의학인 침술과 현대의학을 접목시키는 작업도 활발하다. 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일찍이 중서결합의 제도를 추진했다.

□ 중의-서의 의학장벽 허물면서 침술 세계화

○ 침술을 배우러 중국으로 온 서양의사들.
중국은 민간의술을 광범위하게 제도권으로 수렴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전통 침술을 전 세계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에는 서의西醫의원, 중의中醫의원, 중서의결합中西醫結合의원으로 나뉘어 진다. 서의병원에도 침구과 중의과를 두고 있고 중의의원에도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 의과대학에 중의과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고 현대의학 교과과정에도 중의학이 들어있어 서의전공자도 중의의 기본소양을 익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서의도 진료과정에서 침구를 시술할 수 있고, 침구의사도 서의적인 치료방법이 허용되어 있다. 중국의 서의들은 침을 배워서 진료현장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수한 침구의사 중에는 서의 출신들이 대단히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의사가 전통적인 의료방법을 쓸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경우는 한국밖에 없다.
중국정부의 중의학 정책방향과 기조는 우선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동일한 위치에서 상호 발전시키고, 이것을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다른 나라에 비해 전통의학의 자원 확보가 잘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서 결합의학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오쩌뚱의 일관된 지도사상으로서 당과 정부의 방침이다.

[유럽, 미주] 새로운 의료인 ‘아큐펑처리스트’
그녀의 직업은 아큐펑처리스트. 침술사라는 직업이 이제 서양에서도 익숙한 직업이 되었다.

○ 그녀의 직업은 아큐펑처리스트.
침술사라는 직업이 이제 서양에서도 익숙한 직업이 되었다.

 동북아 전통의술이 서양으로 건너가 확고한 뿌리를 내린 것은 한방이 아니라 침술이다. 침을 영어로 표기하면 Acupuncture. 미주와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최근 21세기 의술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연구예산을 들여 침술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한편 침시술자에 관한 제도를 정비해 나가고 있다. 침 시술자를 양성하는 2~3년제 정도의 학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현대의학을 공부한 의사들의 침술에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고, 환자들의 침시술에 대한 호응은 폭발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1976년부터 현대의료에 침을 병용하도록 회원국에게 권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 기간의 과학적 검증을 거쳐 98년 1월 27일에는 300여종의 질병을 침구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확인발표, 1차 진료에 활용할 것을 권하기에 이르렀다. 가느다란 침만 있으면 수백 가지 질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침은 종합 치료기구이며, 침 시술자는 이동식 종합병원임을 확인한 것이다.

□ 과학적 검증 위해 막대한 연구비 투자

 침술에 대해 환자에게 쇠꼬챙이로 찌르는 고문의 일종으로 간주하던 미국인들이 이제 부작용 없는 탁월한 의술임을 확인하고 침시술에도 익숙해지고 있다. 미국 대부분 주에서 침 시술자격자에 대한 공식명칭은 라이센스 아큐펑처리스트Licensed Acupuncturist. 미주와 유럽에서는 침사가 새로운 직업명칭으로 떠올라 그 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2002년 현재 미국 내 침사는 약 1만4천명. 침을 시술하는 의사는 3천 명 정도. 다른 대체의학 시술자는 카이로프랙터 약 7만 명, 자연의학 의사 1400명 등이지만 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의 수는 전국적으로 침술이 압도적으로 많다.
 침술 교육기관은 72개이고, 다음이 카이로프랙틱 16개, 동종요법 14개, 자연요법 4개 등. 침술 교육기관이 카이로프랙틱보다 5배나 많다는 것은 침술을 배우는 사람들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얼마 안 가서 침사의 수가 현재의 몇 배로 늘어날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침사 면허를 받기 위한 교육기간은 3년 또는 1,800시간 이상 정도가 대부분이다. 의사가 침을 시술하기 위해 별도의 교육을 요구하는 경우 교육시간은 200~300시간이다. 현재는 워싱턴 DC와 42개 주에서 침사 면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동양철학에 기반을 둔 침술이 약물치료, 수술치료 등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그 치료효과가 탁월한 데에 매료된다. 거기다 간편한 시술도구, 현대의학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저렴한 의료비로 침구의술을 고령화 사회와 현대인을 위한 의료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의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침술은 대중 속으로 빠르게 확산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 유럽으로 간 동방의 ‘이동식 종합병원’

 [프랑스] 프랑스는 유럽 여러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침술을 받아들인 나라다. 침술이 프랑스에 최초로 소개된 것은 16세기로 중국을 방문했던 선교사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침술은 동양의 신비스러운 전통 혹은 풍습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인도차이나, 베트남에 파견됐던 프랑스 의료진은 침술 효과에 대한 놀라운 소식을 본국에 전했다. 마침내 1952년 프랑스 의학아카데미는 ‘이제 침술은 현대의학적인 의료행위에 속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프랑스 과학자들은 침의 진통효과가 뛰어남을 입증했으며, 침술 치료가 현대의학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질병의 후유증이나 불쾌감을 해결해줄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더불어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한 질병들을 침술로 치료한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침술에 대한 프랑스인의 믿음은 더욱 증대되었다. 한때 프랑스에서는 국민들의 침술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되고 의사들의 교육 수요가 폭주하자 그 양성기관이 난립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사들은 1985년 ‘침 치료에 관한 문제 연구회’를 설립하여 교육내용을 점검하고 침술 치료를 하는 의사의 자격을 규정하는 규칙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각 의과대학에서는 침술에 관한 공통적인 교재를 선정하여 일정한 수준의 교육을 이수한 자에게 침술 치료 자격을 인정하게 하였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60% 이상의 병원에서 침 시술에 대해 상담해주거나 직접 침을 시술한다.

 [독일] 독일은 프랑스에 비해 침술의 발전이 더딘 편이었다. 30~40% 정도의 대형병원이 침술을 행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도 침을 놓을 수 있다. 의사의 감독 아래 조산원이 침술을 행하는 곳도 있다. 독일어로 된 경락·경혈 학습서적들에서는 정확성을 기한 흔적이 돋보인다. 적지 않은 의사들이 침구를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바쁜 일상 중에도 짬을 내어 몇 개월 정도의 단기 코스로 침술을 배워 독일로 귀국, 침 시술을 하는 등 의사들의 침술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많다.

 [영국] 영국의 정책기조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듣고 동의하는 과정(informed consent)이 있어야 하며, 성병ㆍ암ㆍ분만 등 일부 질환은 제외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의사 명칭이나 자격을 사칭하지 않는 한 모든 의료행위가 허용된다는 것은 영국 의료제도의 큰 특징이다. 따라서 대체의학에 대한 정책관리는 대부분 전문직 단체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진다. 침은 5개의 자발적 조직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조직이 영국침술평의회. 이들은 자격인정을 위한 별도조직인 영국침술인증위원회를 통해 침술인의 자격과 교육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한 분야 안에서도 많은 단체들이 별도의 제약 없이 조직되고 활동하므로 각 조직의 자체규제의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영국에는 침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여러 곳 있는데 약 2000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영국의학침술학회는 침술의 경우 3년에 걸쳐 약 1000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는다. 기초이론부터 시작해 임상 실습을 하고 시험을 거쳐 침사 자격을 부여한다.

 [러시아] 러시아 1970년대 중국의 침 마취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침술의 세계적 붐은 소련도 예외가 아니었다. 소련 정부는 우주비행사들에게 보건훈련의 하나로 기초적인 침 치료법을 가르쳤다. 이 시도는 우주공간에서 비행사들이 생리기능의 형평을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음이 증명되었다. 지금 러시아에서는 통증 치료, 천식, 비만, 금연, 금주 등에 침술 치료가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러시아에는 약 10만 명의 의사가 있는데 이 가운데 30% 정도가 침구 시술 인정을 받은 상태다. 침술 교육은 1년 과정으로 6개월 동안은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6개월간 침구 임상실습을 한다. 또한 의과대학에서도 침술학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평양 고려의학과학원 앞 제1회 통일침뜸학술토론회를 마친 남쪽 참가자들과 북쪽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2004년 2월)

[북한] 북의 고려의학은 침뜸 중심
 북한은 의료정책의 주요 목표에서부터 전통의학을 고려의학이라고 하여 ‘주체의학’으로 존중하고 장려한다. 그 존중하는 정도는 국가과학원 산하에 민생과 직접 관련이 있는 학문연구기관인 농업과학연구원․수산과학연구원․의학과학연구원과 별도로 고려의학과학원을 두고 있는데서 드러난다. 이 고려의학과학원은 각 도 단위의 고려의학병원의 중앙병원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 “신의사도 침통 걸망에 넣고 왕진 갑니다.”

평양 고려의학과학원에서 열린 제1회 통일침뜸토론회에 참석한 북한 관계자들 (2004년 2월)

 평양 고려의학과학원에서 열린 제1회 통일침뜸토론회에 참석한 북한 관계자들 (2004년 2월) 북에서는 보건의료 체계 속에서 침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침이나 뜸으로 진료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료소 단위에서는 그 비중이 더욱 높아 환자의 80% 이상을 침․뜸으로 진료한다고 한다.
이렇게 북에서는 남쪽과는 대조적으로 침뜸이 광범하게 활용된다. 이는 사회경제적 요인과 함께 반세기 동안 침뜸에 대한 남북의 정책이 다른데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해방 직후 북에도 남과 마찬가지로 침쟁이라 불리는 침구인이 거의 마을마다 있었다. 50년대 후반부터 이들 민간 침구인들에게 현대의학 보수교육을 받도록 하여, 병원에 근무하게 했다. 지금의 고려의학 교육은 이들을 재교육하는데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북에서는 신의사(양의사)들도 대부분 침을 놓고 있다. 침을 배우지 못한 신의사들도 시간을 내어 배우고 있으며, 의사가 침을 시술할 줄 모르면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신망을 잃게 된다. 사람들을 가장 많이 치료하는 리․군․도(시)급의 의사들이 침을 놓을 줄 모르면 큰 수치로 여긴다. 신의사가 신약 처방은 할 줄 몰라도 되지만 침을 놓을 줄 모르면 아무리 치료를 잘 한다해도 인정받기 힘들다는 것. 일반적으로 용하다고 소문난 의사들은 대부분 침뜸을 잘해 유명해진 경우라고 한다.

□ 민간침구인의 광범한 수렴

○ 뜸뜨는 북한의 고려침구의사

 북에서 민간 침구인들을 제도권으로 진입시킨 역사는 1950년대부터 시작된다. 한국전쟁 이후 이들을 개인 업을 못하게 하면서 6개월~1년 짜리 공부를 시켜, 병원에 근무하게 했다.
 이러한 민간 침구인들의 제도권 진입은 90년대 들어서도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보건성에서는 95년에도 정규 교육기관을 나오지 않았지만 침술과 뜸치료에 능한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신청을 받아 따로 일정한 재교육을 하여 중등보건의 자격을 주고, 보건의료 인적 자원으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뜸요법은 민간요법으로 널리 활용할 것을 당국에서도 적극 권장한다. 북의 고려의사는 남의 한의사와 완전히 다르다. 남한의 한의사는 대부분 한약처방만을 하기 때문에 그러한 모습을 보면 고려약을 전공해서 고려약을 처방하는 고려약사(동약사)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도급 고려병원에서 3년 여 근무한 한 고려의사는 환자에게 고려약을 처방한 경우는 불과 손에 꼽을 정도였다며 “고려의사는 남한의 한의사 같은 탕약사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오직 침통이 저의 무기였고 치료수단이었다”며 “고려의사들은 침구를 가지고 환자치료를 하지 약으로 하는 환자는 불과 몇 명 안 될 것”이라고 전한다. 거의 모든 고려의사들은 왕진을 나갈 때 침통 하나 몸에 지니고 갈 뿐 다른 것을 가지고 가는 의사가 없다는 것. 또 북한에서는 환자들도 90%가 침을 맞고 뜸을 뜨러 고려의사를 찾지 고려약을 찾는 이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고려약을 쓰는 경우도 남한의 한방처럼 탕약이 주가 아니라 고려의사가 약 처방을 내리면 약국에 가서 제약공장에서 만든 고려약을 지어먹는다.
 학문의 내용적 구성에서도 북의 고려의학은 남의 한의학과는 완전히 다르다. 고려의학은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통합한 의학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통은 1950년대 민간침구인들을 재교육하면서 ‘맥만 보고는 안 된다’며 혈압도 재고 청진기로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이들에게 현대의학을 익히도록 하여 국영병원에서 일하게 하면서부터다. ‘맥만 봐 가지고 다 알 수 없다’는 지침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고려의사들도 현대적인 의료기구로 진찰을 다 하고 오줌 검사, 혈액 검사 등도 다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통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복고적으로 하지 않고 현대의학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발전시키며, 진단에서도 신의학적인 진단을 고려의사들이 자유자재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